운동 싫어하는 사람의 '진짜' 운동 탐색기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체육 시간에 줄넘기만 해도 숨이 찼고, 대학 이후엔 계단 오르는 것조차 운동처럼 느껴졌다. ‘운동은 날씬한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합리화하며 살아왔고, 그렇게 몸도 마음도 점점 굳어갔다.
그러다 어느 날, 책상 앞에서 일하다 갑자기 허리를 삐끗했다. 정형외과 의사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지금처럼 계속 앉아만 있으면 10년 뒤엔 디스크도 각오하셔야 돼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운동이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문제는 ‘뭘 할 것인가’였다. 헬스는 재미없고, 요가는 유연해야만 할 것 같고, 수영장은 멀고, 홈트는 작심삼일.
그래서 결심했다. 한 달 동안 운동 5종을 시도해보고 내게 맞는 걸 찾자. 이름하여 “운동 생존기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필라테스부터 홈트까지 – 직접 해보고 느낀 솔직 비교
🧘♀️ 요가 – 마음은 편했지만, 몸이 버거웠다
가장 먼저 도전한 건 요가였다. 명상과 호흡 중심으로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운동이라 들었고, 부상 위험이 적어 보여 선택했다.
결과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유연성 부족으로 기본 동작조차 힘들었고, 특히 허리와 햄스트링이 딱딱한 초보자에게는 난관이었다.
하지만 요가 매트 위에서 집중하는 시간은 정서적 안정에 확실히 도움이 됐다. 정신이 복잡할 때는 요가가 좋은 선택이었다.
🧘 필라테스 – 근육통은 있었지만, 변화가 보였다
두 번째는 기구 필라테스를 체험했다. 강사의 지도에 따라 작은 동작을 반복하는 방식인데, 예상 외로 땀이 많이 났다.
특히 코어 근육 사용을 집중적으로 유도해, 운동한 다음 날엔 복부와 허벅지에 쫀득한 근육통이 왔다.
몸이 균형 있게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고, 체형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게 느껴졌다. 다만 가격이 비싸고 수업 시간이 제한적이라는 단점도 있었다.
🏋️♀️ 헬스 – 다양한 운동이 가능하지만, 진입장벽이 높았다
헬스장은 기구가 많아 선택의 폭은 넓었지만, 초보자에게는 막막했다. PT를 받지 않으면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혼자 하다 보면 자세가 무너지기 쉬웠다.
하지만 런닝머신, 레그프레스, 숄더프레스 등 기구 운동은 근력 강화와 체중 감량 모두에 효과적이었다.
문제는 지루함이었다. 음악 없이 반복하는 기계 운동이 재미없게 느껴졌고, 꾸준히 하기가 어려웠다.
🏊♀️ 수영 – 관절에 좋지만 진입장벽은 가장 높았다
수영은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운동이었다. 물속에서 운동하면 관절에 부담이 없고, 유산소와 근력 운동이 동시에 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내 수영 실력. 자유형조차 제대로 못 했고, 물에 대한 두려움이 커 수업 전후로 긴장했다.
강습을 받으면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시간과 비용의 부담이 적지 않았다. 수영은 시간이 더 필요한 운동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 홈트 – 가장 쉬운 시작, 가장 어려운 지속
마지막은 유튜브 홈트. 아무 준비물 없이, 집에서 따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최고였다.
‘땅끄부부’, ‘힙으뜸’, ‘Thankyou BUBU’ 등 유튜버들의 루틴을 따라 해보았다.
처음엔 재미있었지만, 혼자 하는 운동은 동기부여가 어렵고 꾸준히 유지하기 힘들었다. 특히 무릎이나 허리에 무리가 가는 동작을 무리하게 하다가 오히려 통증이 생긴 날도 있었다.
결국 내가 정착한 운동은?
한 달간의 탐색 끝에 내가 정착한 운동은 기구 없이 하는 ‘필라테스 기반 홈트 + 주 1회 요가’ 조합이었다.
왜 필라테스였을까?
필라테스는 생각보다 작은 동작으로도 코어를 단련할 수 있었고, 허약한 체형에도 무리가 적었다. 전문 센터에 가지 않더라도, 요즘엔 ‘기구 없이 하는 매트 필라테스 루틴’ 영상도 많아 홈트처럼 실천 가능했다.
그리고 요가는 주 1회만 하더라도 정신적 리셋 효과가 컸다. 뭔가 마음이 복잡할 때, 요가 매트 위에서 호흡을 가다듬으며 스스로를 정리하는 시간이 나에게 꼭 필요했다.
헬스장과 수영장은 나중에 다시 도전하고 싶다. 특히 근력 운동은 장기적으로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초보자였던 내게는 운동의 재미와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운동이 먼저였다. 그래야 꾸준히 할 수 있으니까.
📝 마무리하며: 운동은 체력보다 ‘궁합’이 먼저다
운동을 고를 때 우리는 종종 ‘칼로리 소모량’이나 ‘유행하는 운동’에 집중한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느낀 건,
운동은 나와의 궁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효과 좋은 운동이라도, 내가 싫어하고 지루하게 느낀다면 오래갈 수 없다. 반대로, 땀이 덜 나더라도 내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운 운동은 결국 습관이 되고, 습관은 변화를 만든다.
혹시 당신도 ‘운동은 나랑 안 맞아’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냥 한번 도전해보자. 결국 나에게 맞는 운동은, 해봐야 알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를 꾸준히 하지 못했다고 실망하지 말자. 다양한 운동을 해보는 것 자체가 몸을 탐색하는 과정이니까.
운동 왕초보였던 나도 지금은 ‘나만의 루틴’을 만들었다.
당신의 몸에도 꼭 맞는 운동이, 어딘가에 분명히 있다.
📌 보너스: 운동별 요약표
운동 장점 단점
요가 정서 안정, 부상 위험 낮음 유연성 부족시 어려움
필라테스 체형교정, 코어 강화, 홈트 가능 비용, 반복 동작의 단조로움
헬스 근력 강화, 체중 감량에 효과적 진입장벽, 지루함
수영 관절 부담 적음, 전신 운동 가능 실력 필요, 장소 제한
홈트 접근성 최고, 비용 없음 동기부여 어려움, 자세 위험